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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저장 기술 분야

종이처럼 구부러지는 배터리 – 셀룰로오스 기반 저장 장치

by RE:MAT Lab 202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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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자기기의 경량화와 유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의 딱딱한 배터리는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마트워치나 전자 종이, 웨어러블 센서 등 자유롭게 휘어지고 접히는 기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려면 ‘유연한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듯 과학자들은 식물 유래 물질인 셀룰로오스(Cellulose) 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섰습니다. 셀룰로오스는 나무나 면섬유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고분자로, 뛰어난 유연성과 생분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소재를 전극,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 주요 구성 요소로 활용하여, ‘종이처럼 구부러지는 친환경 배터리’ 를 실현하려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Cellulose-based flexible paper battery technology demonstrating eco-friendly and bendable energy storage device"

🔋 유연한 에너지 저장 기술의 필요성과 셀룰로오스의 가능성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지만,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파손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극과 집전체가 금속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구부리거나 접는 순간 내부 전극이 손상되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러나 차세대 스마트기기나 전자 섬유, 의료용 센서 등은 자유로운 변형과 유연한 형태를 요구합니다. 이런 요구에 맞춰 등장한 것이 바로 셀룰로오스 기반 배터리입니다.
 셀룰로오스는 나무의 주성분으로, 나노 구조로 가공할 경우 높은 기계적 강도와 전기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셀룰로오스 나노피브릴(CNF, Cellulose Nanofibril)은 가벼우면서도 강철보다 강한 인장력을 보여주며, 전극 지지체나 전해질 매개체로 이상적인 특성을 보입니다. 게다가 이 소재는 완전히 생분해되기 때문에, 배터리 폐기 시 환경오염 걱정이 없습니다. 즉, 셀룰로오스는 단순한 ‘대체 소재’가 아니라 유연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미래형 에너지 재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셀룰로오스 배터리의 구조와 작동 원리

 셀룰로오스 기반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구조를 가집니다. 하지만 구성 재료와 제작 공정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 배터리는 금속 호일을 전극 기판으로 사용하지만, 셀룰로오스 배터리는 나노셀룰로오스 종이를 전극 지지체로 사용합니다. 이 종이는 전도성 고분자나 탄소 나노튜브, 그래핀 입자 등을 혼합하여 전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도전성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양극에는 전이금속 산화물 대신 리튬망간산화물(LiMn₂O₄), 음극에는 실리콘-셀룰로오스 복합체가 사용되기도 하며, 전해질 역시 이온 전도성이 높은 젤 형태의 셀룰로오스 고분자가 활용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배터리는 얇고 유연하며, 반복적인 굴곡에도 전기적 성능이 유지됩니다.
 실험에 따르면 셀룰로오스 기반 배터리는 1,000회 이상 접거나 구부려도 용량 저하율이 5% 이하로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두께가 0.1mm 이하로, 종이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휘어지는 스마트폰’이나 ‘착용 가능한 센서’ 등 미래 전자기기의 핵심 전원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친환경성과 재활용성 – 셀룰로오스 배터리의 진정한 가치

 셀룰로오스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유연하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핵심은 바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코발트, 니켈 등 희귀 금속을 사용하며, 이들의 채굴 과정은 막대한 탄소 배출과 환경 파괴를 유발합니다. 반면 셀룰로오스는 식물에서 추출한 재생 가능한 자원이므로,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환경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이 소재는 물 기반 공정으로 가공이 가능하여, 기존 유기용매 공정보다 유해 물질 배출이 90% 이상 감소합니다. 사용 후 폐기된 셀룰로오스 배터리는 생분해 과정을 통해 자연으로 복귀할 수 있으며, 일부 구성 성분은 다시 회수하여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결국 셀룰로오스 배터리는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전원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에너지 혁신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상용화를 향한 도전과 미래 전망

 셀룰로오스 기반 배터리는 연구실 단계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대량 생산과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셀룰로오스는 수분에 민감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표면 코팅 기술, 복합 전극 설계, 나노화 처리 공정 등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면적 인쇄형 제조 기술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잉크젯 프린팅이나 롤투롤(Roll-to-Roll) 공정을 이용해 셀룰로오스 전극을 대량 생산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안정화되면, 향후 전자 종이, 스마트 의류, 의료 패치형 센서 등에 손쉽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셀룰로오스 배터리는 ‘전기 저장 장치’에서 ‘지속 가능한 전력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종이처럼 얇고 구부러지는 이 배터리는, 인간의 삶 속 모든 전자기기에 유연하게 스며들며 친환경 에너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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