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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시장·전망형 주제

한국형 IRA 전략 – 신재생에너지 소재의 자립이 시급한 이유

by RE:MAT Lab 202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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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글로벌 에너지 전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각국은 자국 산업의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생산과 공급의 중심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려는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역시 ‘한국형 IRA’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정책 대응 차원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소재 자립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태양광, 2차전지, 수소 에너지 등 신재생 산업의 핵심 소재 대부분이 해외 의존 구조에 놓여 있어,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산업 전반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소재 자립’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IRA 전략 수립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orean IRA strategy emphasizing renewable energy material independence and sustainable energy security"

⚙️ 글로벌 IRA 정책 경쟁과 한국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

 미국이 시행한 IRA는 단순한 보조금 정책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의 공급망 재편을 유도하는 국가 전략입니다.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주요 신재생 산업의 세제 혜택을 ‘미국 내 생산·조립’ 조건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자국 중심의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Net-Zero Industry Act’를 통해 유사한 자국 보호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한국 기업의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의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배터리의 리튬·니켈·코발트 원재료, 그리고 수소 생산용 전극 촉매 등 주요 소재의 수입 비율이 80%를 넘어섭니다. 이러한 구조는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이 IRA 대응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과제는 ‘소재 공급망의 자립’ 입니다.

 

🔋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은 ‘소재 기술력’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완성품 제조에 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경쟁력은 핵심 소재를 얼마나 독자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에서 전극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은 전체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수급이 불안정하면, 생산 차질과 단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태양광 분야에서는 고효율 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투명 전극 소재 등의 기술이 발전 속도를 좌우합니다. 현재 일본과 중국은 이 분야에서 소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자국 내 클러스터를 조성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기술력 면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소재 개발과 양산화 단계 간의 연결 고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즉, 기술은 있으나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기술-산업 단절 구조’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소재 연구개발(R&D), 파일럿 생산 라인 구축, 소재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의 구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형 IRA 전략의 핵심 기둥이 되어야 합니다.

 

🧪 한국형 IRA 전략의 방향 – 소재 자립 생태계 구축

 한국형 IRA 전략은 단순히 미국 정책의 대응책이 아니라, 국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핵심 원소·소재의 확보 체계 강화입니다. 리튬, 니켈, 희토류 등 주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해외 광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와 ‘소재 리사이클링 기술’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둘째, 국내 소재 기업 중심의 공급망 클러스터 조성입니다. 현재 대기업 중심의 완제품 제조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중견 소재기업이 기술 혁신을 통해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R&D-상용화 연계 시스템 구축입니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이 현장 기업으로 빠르게 이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 전략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한국은 ‘소재 수입국’에서 ‘소재 수출국’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한국형 IRA의 완성입니다.

 

🌱 에너지 주권 시대, 지금이 소재 자립의 마지막 기회

 세계는 지금 ‘에너지 주권(Energy Sovereignty)’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는 더 이상 자원 확보 차원을 넘어, 소재 기술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력 인프라와 제조 역량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소재 공급망이 해외 의존형인 한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인 보조금 정책을 넘어, 10년 이상의 장기 비전을 갖고 신재생에너지 소재 자립 로드맵을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들도 단순 조립 산업에서 벗어나, 핵심 소재의 내재화를 통해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국형 IRA 전략은 단순히 한 나라의 정책 대응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에너지 독립 선언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선택이 10년 후 한국의 산업 지형을 바꿀 것입니다. 소재 자립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그 출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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